미래를 위해 나는 오늘 무엇을 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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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점(占)과 미래학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대상이 개인이냐 사회냐 하는 차이 외에 '어떻게 대비할 것이냐'하는 대책의 유무가 아닐까.
국제경영학 분야의 권위자인 일본 산노(産能)대학 고바야시 교수는 '가장 용한 점쟁이'로 미국 클레어몬트대 경영대학원 피터 드러커 교수를 꼽는다. 경영학은 물론 역사·미술 등 다양한 학문에 대한 지식을 토대로 현상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피터 드러커·미래를 읽는 힘』은 드러커를 은사로 생각하며 40여년간 친분을 쌓아온 고바야시 교수가 말하는 드러커 평전이자 그의 주장을 집대성한 책이다.
그가 예언한 미래사회는 "명령과 통제에서 책임 중심으로 이뤄지는 곳"이다. 자연 개인의 중요성이 증대된다. 그가 들려주는 생존비법을 요약하면 세 가지다."약점을 보완하기보다 강점을 극대화하라." "내가 속한 곳에서 공헌할 방법을 찾으라.""끊임없이 지식을 재충전하라."
기존의 미래학 관련서들과 마찬가지로, 드러커 교수 역시 "낡은 것은 모두 버리고 변해라"는 입장이다. 얼마 전 국내에서 '무조건 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야한다'고 주장한 책이 나와 인기를 얻기도 했지만, 드러커 교수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고서는 새로운 세상에 적응할 수 없다는 것이 드러커 교수의 점괘다.
그는 21세기의 변혁이 수백년 만에 한번씩 돌아오는 대 변혁기로 2020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급속한 변화에 대한 통찰력 없이 21세기에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뭔가 새로운 점괘를 기대했던 사람들은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다른 책들과 별반 다를 게 없지 않은가.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자. 모두들 바꿔야 산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한번 바꿔보자. 하다못해 밥먹는 식당도 평소 안가던 곳으로 가보자. 그러다보면 끌려다니던 인생에서 끌고가는 인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뭔가 느꼈다면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책 읽는 사람은 점 보러 다니는 사람보다 낫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정형모 기자

|Note
책을 덮어도 머리 속을 맴도는 드러커 교수의 말을 한번 음미해보자."상사를 변화시키려 하지 말라." "자신의 경력을 스스로 설계하고 책임을 져라. 언제까지 인사부에 인생을 맡길 것인가." "매일 거울을 보고 오늘의 자신은 자신이 되고 싶은 인간인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재검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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