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北과 대화 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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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김진 특파원, 서울=이영종 기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일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천명했다.

<관계기사 8,11면>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압둘라 요르단왕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나는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국정연설에서 이란·이라크와 함께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뒤 경고 발언을 계속해온 부시 대통령이 대화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동시에 북한에 대해 "한반도에 배치된 재래식 전력 중 일부를 후방으로 빼고 평화의 의도가 있음을 분명히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에 앞서 북한은 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연두교서에서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면서 대량살상무기 위협을 경고한 것에 대해 "이는 사실상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이 없다"고 격렬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북·미관계의 악화는 물론 남북, 한·미관계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일 관영 중앙방송 등을 통해 발표한 지난달 31일자 성명에서 "근래 조·미관계 역사에 미국 대통령이 직접 정책연설을 통해 자주적 주권국가인 우리나라에 이처럼 노골적 침략 위협을 가한 적은 없다"면서 "이는 사실상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이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측 성명은 미국의 강경입장 표출에 대한 불만 표시 수준으로 보여 당장 북·미간 충돌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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