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개각] 정부·청와대 '파워 경제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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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새 경제팀은 정통 경제관료 중심으로 무난하게 짜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권 말기의 마무리 팀으로는 제격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유임됨으로써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정권 말기에 각 부처를 조율하고, 정치권과 그나마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陳부총리만한 인물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영삼 정권 말기인 1997년 3월 강경식 전 부총리가 취임해 금융개혁 등의 일을 벌이다 외환위기를 제대로 막지 못했던 경험이 참고가 된 것으로 보인다.

陳부총리도 스스로 29일 "새로운 것을 벌일 생각은 없다"며 "그동안 만들어 놓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점검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의 유임도 납득할 만한 인사로 평가된다. 李위원장이 맡고 있는 금융구조 조정이나 부실기업 처리가 워낙 민감하고 복잡해 다른 사람이 오면 업무 파악에만 적지않은 시간을 허비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의 유임에 대해서는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그간 공정거래정책이 전체적인 경제정책과 균형이 맞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청와대 비서진에 경제수석 외에 비서실장.정책기획수석까지 경제관료 출신이 포진하게 된 것은 '경제를 최우선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윤철 비서실장과 陳부총리의 역학관계가 미묘할 것이라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田실장이 경제쪽을 직접 챙기겠다고 나설 경우 마찰음이 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팀이 욕먹는 일을 피하려다 보면 공기업 민영화 등 산적한 구조조정을 제대로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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