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델리 문병창 회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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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축산물 유통업체 ㈜아이델리의 문병창(文炳昌.54)회장은 축산물 업계에선 '고기 대통령'으로 통한다. 1975년 서울 화곡동에서 15평 정육점을 연 뒤 30여년간 축산물 유통에만 전념해 온 까닭이다. 지난해 말엔 농수산물유통공사 산하 한국냉장(이하 한냉)까지 인수했다.

"중소기업이 한냉과 같은 큰 기업을 인수하자 많은 사람들이 놀라더군요. 그러나 기업 규모가 아니라 부실화한 한냉을 얼마나 빨리 정상화시키느냐가 중요한 것 아닙니까."

文회장은 앞으로 2년 내 한냉을 한국 최대의 축산물 유통.가공 회사로 탈바꿈시키겠다고 자신한다. 文회장은 정육점 운영 시절부터 단순 소매에 치중하지 않고 호텔.군납 등 도매업에 눈을 돌리면서 돈을 모았다.

94년엔 3만5천여개 육류판매점(정육점)을 회원으로 둔 축산기업중앙회와 공동으로 아이델리를 만들어 기업형 축산물 유통에 뛰어들었다.

지난해엔 50억원을 들여 전국 판매업소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전자상거래 시스템도 갖춰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벤처기업 지정도 받았다.

현재 3천여개 정육점을 전자상거래 가맹점으로 확보했다. 지난해 매출 6백70억원의 25%인 1백70억원이 전자상거래를 통해 이뤄졌다.

이처럼 축산물을 내다팔 수 있는 유통망이 어느 기업보다 확실하다는 게 아이델리의 강점이다.

한편 한냉은 충북 청원에 동양 최대 크기의 축산물 가공공장을 갖고 있어 축산물 가공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고급 냉장 돈육 '한냉 생생포크'를 출시하고 1백여개 전국 대리점까지 갖추고 있다.

文회장은 "아이델리의 유통망과 한냉의 축산 가공기술이 합쳐지면 2년 내 연 매출 5천억원의 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갈수록 증가하는 수입 쇠고기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여갈 계획이다. 지난해 아이델리가 수입의 6.5%, 한냉은 13%를 차지했다. 한냉이 부실을 털고 정상적인 영업을 시작한다면 수입 쇠고기 시장에서도 30%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文회장의 복안이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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