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분할 검토…1부 우량기업, 2부 신규기업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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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코스닥 시장을 1,2부로 나누는 방안이 추진된다.

미국 프로야구로 치면 메이저 리그와 마이너 리그로 구분하겠다는 것이다.

코스닥 증권시장의 고위 관계자는 24일 "등록기업수가 7백개를 넘어선 데다 등록기업간 격차가 워낙 많이 나 우량기업과 신규기업 군으로 나누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1,2부로 시장을 나눴을 때의 장.단점과 분류기준,실시 시기 등에 대한 용역을 조만간 외부기관에 의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지난 한해 동안 1백71개의 기업이 코스닥시장에 새로 등록했고 올해도 2백여개의 기업이 신규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처럼 하나의 카테고리(범주)로 묶을 수는 없다"면서 "자본금.시가총액.유동성 등 각종 기준을 충족시키는 기업들을 1부로 배치해 검증이 덜 된 신규업체들과 차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계획은 최근 각종 벤처 비리와 주가 하락으로 코스닥 시장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면서 KTF.국민카드.기업은행 등 시가총액 상위 우량기업들이 대거 거래소 시장으로 옮기려고 하는 움직임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KTF 한 종목만 이탈해도 코스닥의 시가총액은 13.4%나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코스닥 시장은 1,2부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는 도쿄증권거래소와 내셔널마켓(NM).스몰 캡으로 나누고 있는 나스닥 시장의 사례를 집중 검토 중이다.

현재 코스닥 증권시장은 일반기업과 벤처기업으로 업종이 분류돼 있으며 7백57개의 기업이 등록돼 있다. 이는 거래소 상장기업수(6백89개, 24일 현재)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국내 증시의 경우 거래소 시장이 1,2부로 나눠 시장을 운영하다 2부 소속 기업의 이미지가 나빠지는 데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지난 2000년 5월 시장을 하나로 통합했었다.

코스닥시장 관계자는 "단지 1,2부로 시장을 나누기만 할 경우 2부 소속 기업들의 충격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접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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