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왔습니다
자장면집 배달원이 자장면을 가지고 왔다
거기 놓으세요
가장 어린 직원이 신문지를 편다
야근을 자장면 먹듯이 하는 때
우리는 둘러앉아 자장면을 먹는다
만 사천 원입니다
덤으로 튀김만두도 가지고온 배달원은
빈 철가방을 들고 나갔다
우리는 자장면을 먹으며
자장면집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생각했다
(중략)
과연 그 자장면 집은 어디인가?
전화 걸어
"자장면"
하면, 오는
말이 이루어지는
-함성호(1963~ )'자장면은 전화선을 타고 온다'중
말을 들어보니 우리는 배달민족. 그래서 자장면 배달도 잘한다더군. 그래서 자장면 집은 어딘지 알 수도 없는데 자장면 배달만 하는 철 가방은 '신지식인'도 된다는군.배달하는 것이 어디 자장면뿐이랴.이러다가 사랑도 우정도,인생까지도 주문 배달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도무지 삶의 근거가 실감나지 않는 우리 '구 지식인'들은 지금 철 가방 속에 담겨서 어디론가 배달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김화영 <시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