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금 '전력난과의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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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W의 전기, 한 덩어리의 석탄, 한 방울의 기름이라도 아끼자'.

북한이 최근 '1950년대의 투쟁정신으로 살며 일하자'는 구호를 내세우며 강조하는 대목이다.

이는 물론 북한의 경제난이 근본적으로 전력난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4일 "몇해째 계속된 혹심한 자연재해로 나라의 경제형편은 대단히 어려웠다"며 "특히 '수송은 곧 생산'이므로 철도운수 발전에 총력을 기울여 왔지만 전력난으로 철도운수의 정상적 운행이 보장되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지난 4~9일 열린 신년 공동사설 관철 시.도별 군중대회에선 전력난 해소를 위한 중.소형 발전소 건설이 지역별 중점 방향으로 제시됐다.

북한의 심각한 전력난은 전력생산 부족이 주원인이지만, 그들 특유의 전력 과다소비 경제구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제시대 이래 화학.금속 등 전력 소비산업이 북한지역에서 발전한 데다 에너지 자급자족 정책이 결합해 경제개발의 병목현상이 발생한 것.

특히 북한이 치중해 온 화학비료.비날론.분철(粉鐵) 등은 대량의 전력을 소비한다. 또 수송수단의 경우 석유 사용을 극도로 억제하고 도로보다 전기철도에 의존한 결과 전력 소비량이 크게 늘어났고, 이는 결국 전력난 심화로 이어진 것이다. 현재 북한에선 전력을 아끼는 갖가지 방안이 속출하고 있다.

북한 대중잡지 '천리마' 최근호는 전압을 높이면 전기가 절약된다는 사실에 착안, 2백20V를 사용하는 공장.기업소의 전압을 3백80V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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