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사람들] 일산 동요중창단 '플라워 싱어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플라워 싱어즈(Flower Singers ).

꽃보다 아름다운 선율을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일산신도시 주부들이 모여 만든 동요 전문 여성중창단이다.

지난 2000년 9월 결성된 이 중창단의 멤버는 소프라노 최안나(40).오현승(39)씨, 메조 소프라노 김은주(38).오선(37)씨, 알토 이윤경(38).정혜인(38)씨 등 6명. 모두 한두명의 자녀를 둔 아줌마다.

"동요를 불러 주며 어린이들의 심성을 아름답게 가꿔주고 싶었어요."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리더 최안나씨는 "미래의 희망인 어린이들이 랩.힙합 등에 파묻힌 채 아파트 숲에 갖혀 삭막하게 자라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동요를 통해 아이들의 정서를 순화시켜 주고 꿈과 희망을 갖도록 도와주고 싶어 중창단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전문 음악가들이다. 모두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했고 방송국 합창단원.음악교사 등의 경력이 있다. 리더 최씨는 미국으로 음악연수까지 다녀왔다.

결혼과 함께 전공을 잠시 접어두었던 이들은 요즘 매주 두차례 일산 호수마을에 있는 최씨의 집에 모여 4시간씩 맹연습을 하고 있다.

'플라워 싱어즈'는 매월 평균 2~3차례씩 각종 공연을 갖는다. 수도권에서 동요제가 열리면 어디라도 달려간다.

이들의 실력이 알려지면서 요즘엔 방송 출연과 학교 자선공연.백화점 특별음악행사 출연 등도 줄을 잇고 있다.

그래도 이들이 가장 신경쓰는 일은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소외된 이웃을 위문하는 것이다. 일산에 있는 홀트복지회관은 결성 초기부터 매월 한번씩 과자를 한아름씩 사들고 방문, 장애 어린이들에게 사랑의 선율을 들려준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동요를 가르쳐주는 일도 잊지 않는다.

또 틈나는 대로 병원도 찾아가 동요를 선사한다. 지난 12월 21일 일산 백병원에서 가진 환자 위문공연에서는 백혈병 등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이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신나게 동요를 따라 불러 찡한 감동을 받기도 했다.

"동요는 어린이는 물론 어른이 듣고 불러도 마음이 따뜻해진다"는 지론을 펴는 이들은 일산신도시에 공연장이 많이 생겨나길 손꼽아 고대하고 있다.

이들은 동요를 사랑하는 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공연소식을 알리기 위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me2u2.co.kr/singers6)도 운영하고 있다. 031-812-5998.

전익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