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러시아 '감축 핵 비축'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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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과 러시아는 15일 워싱턴에서 핵 감축협상을 재개,감축되는 핵탄두를 폐기하지 않고 비축하겠다는 미국의 구상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다.

군사소식통들은 새해 들어 처음 열린 핵 감축협상에서 러시아가 미국의 감축 핵탄두 비축계획에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양국 대표단장인 더글러스 파이트 미국 국방차관과 유리 발루예프스키 러시아 합참 제1차장은 이날 오전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단독회담을 가진 데 이어 양측대표단이 모두 참석한 확대회의를 주재했다.

협상내용은 이날 일절 발표되지 않았으며,이틀 일정의 회담이 끝나는 16일 오후에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앞으로 10년 동안 각각 6천기가 넘는 핵탄두를 3분의2 가량 감축하기로 이미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 주 돌연 "감축되는 핵탄두의 일부를 비축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나서 러시아가 거세게 반발하는 등 향후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돼 왔다.

미국은 북한.이란.이라크 등 '불량 국가'들의 위협과 9.11 테러로 인해 더 강력한 방어능력이 요구된다는 이유로 탄두비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김진 특파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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