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월 징크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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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최근 10년간 6월의 주식시장 흐름이 좋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신증권이 2000년부터 2009년까지 10년간 월별 코스피지수의 등락을 살펴본 결과다. 이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6월에 코스피지수가 오른 것은 2007년 등 모두 네 차례. 3월, 10월과 함께 성적이 가장 나쁜 달로 꼽혔다.

지난해엔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한 3월부터 9월까지 코스피지수가 계속 올랐지만 6월에만 ‘쉬어 가는’ 장세가 연출됐다. 지난해 6월 코스피지수는 0.4% 하락했다. 지수가 오르는 경우가 많은 달은 5월과 12월로 각각 7회였다.

대신증권은 3월과 6월의 성적이 저조한 이유를 ‘실적 효과’에서 찾았다. 통상 전 분기의 실적 발표가 있기 전인 분기 초·중반까지는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다가 발표가 끝난 분기 말엔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거나 실망 매물이 나와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3분기 말인 9월도 10년간 오른 횟수가 5회로 전체 평균(5.4번)을 밑돌았다. 12월은 분기 말이지만 배당을 노린 매수세 때문에 주가가 주로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 10월은 2001년 9·11 테러, 2006년 10월 북한 핵실험, 2008년 9월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 악재의 영향을 유달리 많이 받아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았다.

6월 코스피지수는 5월과도 연관성을 보였다. 5월에 코스피지수가 하락하면 6월에도 반드시 떨어졌다. 이것만 본다면 올 5월에 코스피지수는 5.8% 하락했기 때문에 이번 6월도 주식시장 흐름이 좋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올해는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 만기가 집중됐다는 이유 등으로 ‘7~9월 위기설’까지 돌고 있다. 6월 증시에 불안 요소가 산재한 것이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있다. 7월이 오기 전에 유럽의 대책이 나올 것이고 북한의 위협도 6월 하순에 접어들면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나대투증권 조용현 투자전략팀장은 “상장 기업들의 2분기 이익 폭이 예상보다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6월 하순에는 이런 실적 전망이 주가에 탄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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