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포함 개각시기 저울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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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 대통령은 개각에 대해 "심사숙고 중이나 현재 어떤 계획도 수립된 바 없다"는 다소 모순된 말을 했다.

개각을 하긴 해야 하는데 시기나 폭을 정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개각은 대통령이 갖고 있는 최대의 국면전환 카드다. 그러나 '매일 매일 터지는 게이트' 속에서는 아무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더구나 인선을 하자마자 새로 기용한 인물이 '무슨 무슨 게이트'에 연루되면 더 큰 궁지에 몰리게 된다.

따라서 최소한 게이트 국면이 어느 정도 정리돼야 가능하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한가지 이유는 인선난이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박준영(朴晙瑩)전 국정홍보처장과 신승남(愼承男)전 검찰총장의 후임을 고르는 데만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초 金대통령의 구상대로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를 포함한 조각(組閣) 수준의 개각을 하려면 인선작업에 실무적으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얘기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金대통령은 경제문제에 대해 진념 재경부 장관을 일으켜 세워 구체적인 설명을 하게 하고 만족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팀에 대해선 구조조정과 공적자금 문제를 끝까지 책임지고 처리하도록 책임을 지울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임기말까지 함께 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李총리 등 정치인 출신 각료와 홍순영 통일부 장관 등 통일안보 팀에 대해선 교체설이 우세하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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