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예탁금 회전율 41% "이젠 상투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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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지난해 9월 말부터 이어진 상승장세의 조정은 얼마나 이어질까.

교보증권은 14일 "현 고객예탁금 회전율을 볼 때 이제 상투 수준에 달한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놨다.

고객예탁금 회전율은 고객예탁금 중 거래대금의 비율(거래대금/고객예탁금×100)을 나타내는 지표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시장 에너지가 많이 분출돼 있다는 뜻으로 투자자들이 단기매매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교보증권 최성호 책임연구원은 "5일(거래일 기준)평균 회전율이 41.4%에 달해 시장 에너지가 지나치게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의 경우도 40%를 넘어서면 주가는 상투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 현 국면과 유사한 1999년 장=최근 들어 전문가들은 조정의 폭과 기간을 추정하면서 99년 장과의 유사점을 자주 거론한다.

98년 말에서 99년 초에 이른 상승기는 그 기간이 16주였고, 상승기 초반의 거래량 최고치를 경신하는 시점을 즈음해 조정기(6주.상승폭의 40% 하락)로 접어들었다.

대우증권 김분도 연구위원은 "현재 상승기가 15주를 기록하고 있는 시점에서 지난 주말 거래량이 지난해 9월 말 최고치를 돌파한 것은 조정기 직전의 99년 상황과 너무 흡사하다"며 "중장기적으론 지수가 오르겠지만 단기적으론 조정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99년 장과 '닮은 꼴'이긴 하지만 향후 장이 다르게 전개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당시와 같은 조정기간이나 폭이 똑같이 적용되면 앞으로 640포인트까지 떨어져야 하는데, 여러 정황을 감안할 때 그렇게까지는 안 갈 것이라는 것이다.

하나경제연구소 조용현 수석연구원은 "당시는 엔화 불안이 조정기 내내 이어졌지만 현재는 '엔저'가 어느 정도 안정된데다 증시 주변에 유동성이 넘쳐나고 있다"며 "조정이 있다 하더라도 매우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원경제연구소 강성모 수석연구원은 "단기적으로 700포인트 전후에서 횡보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소외주들이 유망=대우증권 김분도 연구위원은 "조정시 주도주가 휴식기에 접어들면 그동안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통신.섬유관련 종목 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경제연구소 조 수석연구원은 "최근 해외 증시에서 탄력을 받고 있는 제약주가 유망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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