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실제 써먹을 산지식 배워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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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하나를 배워도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산지식을 배워야 한다."

요즘 겨울방학을 맞아 북한 학생들이 하고 있는 '사회 체험학습'에서 나오는 구호다.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5일 북한 내 일부 학교를 사례로 들어가며 학생들의 방학기간 중 각종 사회봉사활동을 상세히 소개했다.

북한의 겨울방학은 인민학교(초등학교)의 경우 12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 한달보름 가량, 고등중학교는 1월 말까지 한달 가량, 대학은 1월 중순까지 보름 가량으로 차이가 있다.

대학생들은 학교별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따라 방학기간에 공장과 기업소.협동농장에 나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실습하고 있다.

일부 대학생들은 체험학습 기간을 이용해 농촌에 보낼 '수백t'의 퇴비를 생산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근로자들의 정보기술 습득을 지원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노동신문은 5일 자강도 희천공업전문학교 학생들이 공장과 기업소.협동농장에서 실습하면서 근로자들의 정보기술 학습을 도와준 사실을 상세히 보도했다.

사회 체험학습은 고등중학교(남한의 중.고등학교에 해당) 학생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이른바 '좋은 일 하기 운동'에 참가해 파철과 자갈을 수집해 철강공장이나 도로건설 현장에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청년동맹 기관지 청년전위(4월 12일)가 "대학생들이 강의나 책에서 배운 지식을 현실에 적용할 줄 아는 현실체험 학습을 진행해야 한다"고 한 이후 부쩍 강조되고 있다.

물론 북한 학생들이 방학 중에 이런 활동만 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 유적답사 같은 교육적인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게 대표적이다.

지난 12일 방영된 조선중앙TV는 북한 평양시의 각급 학교 학생들이 겨울방학을 이용해 고구려시대의 각종 문화유물 자료들을 참관하며 역사학습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은 지난해 말 새로운 경제슬로건으로 '나남의 봉화'를 제기한 후 학생과 주민들의 공장 지원 활동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며 "올해 경제분야에 주력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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