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숙씨 5년만에 드라마 컴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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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한달여 동안 환경부 장관을 지낸 연극배우 손숙(58)씨가 5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 그는 오는 21일부터 방송될 MBC 새 아침드라마 '내 이름은 공주'에서 세 딸의 어머니이자 작가인 정선희 역을 맡는다. 1997년 MBC 일요 아침드라마 '짝'에 출연한 이후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젊은 탤런트들의 순발력에 깜짝깜짝 놀란다고 털어놓았다. 요즘 신인 연기자들은 특별한 훈련을 거치지 않고도 카메라 앞에 서지만 자신은 초년병 시절 연극무대에 서기 전에 대사 연습만 20여일을 했다고 회상했다.

손씨는 "젊은이들이 영리해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63년 연극 '삼각모자'로 데뷔한 뒤 40년 가까이 연극판을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연극배우가 장르를 넘어 영화.드라마 등에 출연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정신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10년 전만해도 연극배우가 TV에 나가는 것을 경원시하는 풍토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거든요."

손씨는 연극배우가 영화.드라마에 출연하더라도 자신의 뿌리가 연극에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99년 환경부장관 재직 당시 러시아 공연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격려금을 받아 사퇴한 것과 관련, 그는 정치판을 잘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후배 연기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끝까지 노력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오랜 연기생활 속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배우들은 모두 자신의 연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사람들이었거든요."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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