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류들의 24시] 장인 정신이 이탈리아 패션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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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메이드 인 이탈리아'딱지가 가장 빛을 발하는 분야는 역시 패션이다.

허름해 보여도 이탈리아 브랜드라면 일단 쳐주는 것은 서구에서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 패션의 경쟁력은 르네상스 이래 계승.발전돼온 천부적 예술감각과 길드사회로부터 이어진 장인정신이 결합한 덕분이다.

이탈리아의 패션.섬유업체는 약 2만개로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고용인원 5명 이하의 장인기업들도 많다. 대부분 롬바르디아와 베네토.모데나 등 중.북부지역에 몰려 있다.

이들의 장점은 수평적 분업체제에서 나오는 효율성이다. 직조와 재단.재봉은 물론 단추 달기나 단추구멍 뚫기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들이 수없이 많다.

분업체제를 바탕으로 자기 분야의 기술 개발.축적이 끊임없이 계속됐다. 의류업체들은 '군살'이 붙지 않은 덕분에 유행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나아가 변화를 선도할 수 있었다.

1960년대까지 프랑스.독일 업체들의 하청 작업이 주종이었던 이탈리아 패션산업이 오늘날 프랑스와 함께 세계시장을 양분하게 된 것도 그 덕택이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패션산업도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세계화'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연구개발의 취약성, 판매망의 한계 등 중소기업의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중소기업 국제네트워크(INSME)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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