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충청하나은행·경희대 '짜고 친 핸드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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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충청하나은행 김태훈 감독과 경희대 박영대 감독은 경희대 83학번 동기다. 두 팀은 평상시에도 연습 경기를 자주 하는 등 서로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8일 경북 구미체육관에서 열린 핸드볼 큰잔치 2차대회에서 두 팀의 대결은 실업과 대학 최강팀의 한판으로 관심을 모았다.결과는 충청하나은행의 27-24 승리. 그러나 경기 내용은 아주 졸전이었고,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양팀은 전.후반 60분을 통틀어 2분간 퇴장이 단 한차례도 없었다. 몸싸움이 전혀 없었다는 얘기며 그만큼 경기에 성실히 임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양팀은 후반 초반을 제외하고는 마치 사이 좋은 형제처럼 한골씩 주고받았다.

경희대가 후반 들어 주포 윤경민을 수비에만 기용하자 충청하나은행은 국가대표 골키퍼 한경태를 필드 플레이어로 출전시키는 웃지 못할 상황도 만들었다.

양팀 감독은 경기 후 "장기 레이스에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며 서로간에 합의가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오랜만에 텔레비전으로 전국에 생중계된 핸드볼 경기가 하필이면 이 맥빠진 경기였다. 충청하나은행은 2승1패를 기록, 4강 진출에 바짝 다가섰다. 코로사는 성균관대를 36-22로 크게 이겨 '성대 돌풍'을 잠재웠다.

여자부에선 대구시청이 한체대를 28-22로 누르고 3연승, 사실상 4강 진출을 확정했다.

구미=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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