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내각제에 회의적"… JP에 선 그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총재의 내각제 구애를 거절했다.

7일 신라호텔의 부부 동반 만찬회동에서다. YS는 "나는 지금까지 한번도 내각제를 지지한 적이 없다. 내각제를 하면서 (과거 장면 정권 시절)민주당이 신.구파로 분열되고 국가 불행이 초래됐다"고 말했다고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이 전했다.

JP가 "오는 15일 내각제 문제를 공식 거론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이 주장을 펴겠다"고 결심을 밝힌 데 대한 답변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JP가 YS의 상도동 자택을 심야 방문한 뒤 3개월 만에 이뤄진 두 사람의 회동은 세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그러나 YS는 이날 "내각제에 대한 金총재의 일관된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특히 김대중(金大中)정권 들어 국회 무시 등 대통령제가 많은 문제를 야기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지만 "나는 내각제엔 회의적"이라며 선을 그어버린 것이다.

JP는 만찬장을 나서면서 "교환할 얘기는 다 했다"고 했지만 표정은 그리 밝아보이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JP의 신년 구상에 제동이 걸렸고, 지난 3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만난 YS는 JP가 추진하는 '반 이회창'연대에 섣불리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밝힌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따라 "JP가 민주당과의 지방선거 연합공천 등 또 다른 돌파구를 모색해야 할 것 같다"는 당내 의견도 나왔다.

김정하 기자

사진=장문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