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인물 둘 해외도피 이용호 특검 '더딘 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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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이용호 게이트에 대한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李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이라는 핵심을 앞에 놓고 주춤하고 있다.

이를 파헤칠 기초조사는 마무리 단계에 와 있지만 李씨와 정.관계를 이어준 것으로 알려진 주인공들이 모두 해외로 도피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이들의 신병확보가 쉽지 않아 한달째 접어든 특검 수사가 뚜렷한 소득 없이 제자리 걸음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 두 핵심의 해외도피=2000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30억원의 자금을 빌려주고 2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한국전자복권의 전 사장 金모씨는 지난해 대검 수사 당시 해외로 나갔다.

이용호씨의 고향 후배인 金씨는 그의 정치권 로비 창구로 알려진 인물. 李씨가 한국전자복권의 자금을 빌리는 과정에 정치권이 개입했는지, 李씨의 주가조작 시세차익이 정치권에 유입됐는지를 밝혀낼 열쇠를 쥔 사람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그를 지명수배한 배경을 "최우선적으로 그의 역할 규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李씨는 또 1999년 12월 리빙TV를 인수하고 2000년 5월 지분 50%를 되팔면서 7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그 사이(지난해 1월) 이 회사는 한국마사회에서 경마중계권을 따냈다. 이 과정에서 리빙TV의 공동대주주가 된 R사의 尹모 전무가 정.관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있다. 그러나 尹씨 역시 지난해 초 이미 일본으로 떠났다.

특검팀은 리빙TV가 경마중계권을 따내는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 CB발행 관련 로비=특검팀은 李씨가 대표로 있는 삼애인더스사의 해외전환사채(CB) 발행 과정에서 D증권 朴모 사장에게 청탁한 대가로 1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이기주(李基炷) 한국기술거래소 사장을 지난해 말 구속했다.

李씨에게 朴사장을 소개해준 정건용(鄭健溶)산업은행총재도 지난 5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조사했다. 이기주 사장이 呂씨로부터 추가로 금품을 받았는지, 鄭총재를 포함한 금융권 인사들이 금품을 받았는지가 집중 조사 대상이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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