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열린마당] 난상토론 2001년 영화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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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친구''엽기적인 그녀'에서부터 '조폭 마누라'까지. 한국 영화는 2001년 연일 흥행기록을 돌파하며 큰 호황을 누렸다. 중앙일보 인터넷 사이트 라이브중앙(http://live.joins.com)에서는 지난해 12월 27일 2001년 한국 영화를 결산하며 난상토론을 벌였다.

토론 진행자인 박정호 기자는 "올 한국 영화의 시장점유율이 50%에 육박했다"며 "내년에도 이런 기운이 계속될지…"라고 화두를 던졌다. 네티즌들은 한국 영화의 인기에는 기뻐하면서도 지나친 상업성과 폭력성에는 우려를 표명했다.

아이디(ID)가 mikaeldeat라는 네티즌은 "'친구'를 시작으로 영화계는 대박을 터뜨렸고 양적으로도 많은 작품이 나왔다"며 "그러나 그리 좋은 시선으로만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영화 관객의 연령을 내리고 자극적이며, 엽기라는 이름 아래 영화가 제작됐다"고 지적했다.

svenn97이란 네티즌은 "몇몇 국내 메이저급 배급사의 상업적 개봉관 확보가 '와이키키 브라더스'나 '고양이를 부탁해' 등 비상업적 영화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이디가 jewelbhj란 네티즌은 "한국 영화가 엄청나게 성장했으니 참 기쁜 일"이라면서도 "올해의 흥행작은 대부분 '조폭'영화였고, 그밖에 다른 장르의 영화들은 맥을 못추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朴기자는 "올해 히트한 한국 영화에서의 웃음들이 너무나 경박하고 유치해 답답한 적도 많았으나, 그 웃음 덕분에 자신감을 찾았다"며 "일단 영화계에 자신감이 붙은 만큼 한국 영화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며 산업적 시스템도 견고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인터넷 영화 사이트 노컷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보고 싶은 영화로 37%가 멜로 드라마를 뽑았으며 그만큼 조폭 바람에 질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눈을 키우고, 다양한 영화를 보고 싶은 욕구가 자연스럽게 일어난다면 영화계의 미래가 밝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박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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