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조직위 - 축구협 앙금 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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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화해와 용서의 명절 성탄절(25일) 오후 2시가 좀 지날 무렵 서울 종로의 허리우드 극장에는 대한축구협회(KFA) 및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 임직원과 그 가족 등 1백여명이 모여들었다.

그간 공동위원장 제도를 놓고 마찰을 빚어온 양측이 축구협회의 제안으로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단체 관람한 것이다.

지난 24일 조직위 위원총회를 통해 공동위원장 제도와 관련한 갈등을 일단 봉합한 양측이 화해의 몸짓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영화 단체 관람으로 '앙금 털어내기'의 시동을 건 양측은 월드컵 개막 D-100 행사를 합동으로 치르기 위해 27일에는 합동회의를 열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그간 D-365, D-200 행사의 경우 축구협회가 배제된 채 조직위가 일방적으로 행사를 준비하고 개최했다. 물론 월드컵 관련 행사가 조직위 몫이라는 점에서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공동위원장제의 한축을 이루는 축구협회에서 소외감을 느낀 것은 사실이다.

이에 따라 D-100 행사의 경우 두 공동위원장 간의 화해에 발맞춰 조직위와 축구협회 양측이 함께 행사를 준비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D-100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국가대표팀 캐치프레이즈' 공모를 양측이 공동추진하게 된다. 국가대표팀 관련 행사는 조직위와는 무관한 축구협회 고유의 영역이지만 양측이 한발씩 물러서 이번 일을 공동추진하게 된 것이다.

이번 행사 공동추진은 양측의 화해라는 성과 외에도 그간 양측에 쏟아졌던 주변의 곱지 않은 시각을 걷어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번 캐치프레이즈는 내년 1월 초부터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인들의 공모를 받아 D-100인 2월 20일 발표될 예정이다.

양측은 27일 회의에서 D-100 행사에 대한 세부 프로그램을 논의할 계획이며, 특히 그동안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이 문화행사에 치우쳐 있었다는 축구협회측의 비판을 수용, 이번에는 문화행사보다 축구 관련 행사의 비중을 높일 방침이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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