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피아노'의 정다혜 당찬 연기로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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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SBS 수.목 드라마 '피아노'에서 깜찍한 연기로 주목받고 있는 정다혜(16.중경고 1년).

극 중에서 그는 억관(조재현)과 혜림(조민수)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로, 갈등과 희망을 동시에 상징한다. 일찍 세상을 떠난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컸으면서도 성격이 밝고 활달해 갈등을 빚는 식구들 사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한다.

"드라마 출연은 처음인데, 너무 재밌어요. 연습 때는 선배님들이 혼을 많이 내시지만, 평상시에는 얼마나 예뻐해 주시는데요."

아직 네 번밖에 얼굴을 내밀지 않았는데도,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인터넷 다음 카페에만 팬 클럽 6개가 이미 결성됐다. 자연히 학교에서도 스타가 됐다.

운명이란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종종 오는 법. 그러나 그것이 필연이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그녀의 경우도 그랬다.

지난해 5월 집에 돌아가는 길에 한 연예기획사 직원이 다가왔다. 정다혜를 한참 뚫어지게 들여다 본 그는 "분위기가 참 묘하다"며 잡지 모델을 권했다. 1백73㎝의 껑충한 키, 여기에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색깔이 얼굴에서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유일한 꿈이 연기자가 되는 것이었던 만큼 거절할 이유가 없었어요."

그 후 몇 개 잡지 모델과 뮤직 비디오 출연을 거쳐 드디어 안방에 얼굴을 내밀 기회가 왔다. 지난달 초 평소의 그를 눈여겨 봤던 '피아노' 제작팀의 호출이 있었다. 오디션이나 다름 없는 이 자리에서 보여 준 그녀의 거침 없는 모습이 제작진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요즘 촬영 때문에 거의 매일 자정을 넘겨 집에 들어간다는 정다혜. 그러나 전혀 지치지 않은 표정이다. 스태프들이 '체질'이라며 혀를 내두른다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극에서의 걸쭉한 부산 사투리는 피나는 노력의 산물이라고 덧붙인다.

"드라마 '청춘의 덫'에서 심은하 선배가 보여준,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물론 아직은 배워야 할 게 너무 많지만요. 꼭 훌륭한 배우로 성장할게요."

또 하나, 내실 있는 연기자가 되기 위해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하겠다고 한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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