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봉수교회 예배 모습… 남한과 비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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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그리스도 예수께서는 우리를 대신해 자신이 먼저 십자가에 못박혀 죽기까지 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만사를 제쳐놓고 모두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지난달 25일 평양시 만경대구역의 봉수교회에서 북한의 한 신도가 단상에 올라 한 말이다.

지난달 25일 평양을 방문한 업계 관계자가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를 보면 봉수교회의 예배는 교회 단상 옆에 자리잡은 성가대의 찬송가로 시작된다.

남녀 26명으로 구성된 성가대원들은 흰색의 성의(聖衣)와 빨간색 후드를 착용했다.

성가대의 찬송이 끝난 후 검정색 목회자 성의를 입은 장승복(62)목사의 선창(先唱)에 따라 2백여명의 신자들이 '찬송하면서 가리라'를 합창했다.

이 찬송가는 조선기독교연맹중앙위원회에서 발행한 '찬송가'(2백94쪽)에 수록돼 있으며, 남한에서는 '주 안에 있는 나에게'로 알려진 곡이다. 찬송가가 끝날 때마다 신자들은 "아멘"이라고 조용히 말했다.

이날 참석한 업계 관계자는 "신도들이 '하느님 아버지'라고 간증할 때마다 매우 놀랐다"고 밝혔다. 북한에선 '아버지' 호칭을 주로 김일성(金日成)주석에게 붙여왔기 때문이다.

예배는 50분쯤 진행됐으며 장목사는 '비밀을 잘 지켜야 한다'는 제목의 설교를 했다. 이날 예배에는 독일인 엔지니어 5명도 참석했는데 이들은 평양 체류기간에 주일마다 교회를 찾았다고 한다.

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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