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최택곤씨 이틀째 밤샘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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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광옥(辛光玉)전 법무부 차관을 다음주 초 소환조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서울지검 특수1부는 14일 진승현(陳承鉉)씨 돈 1억원을 辛전차관에게 전달한 최택곤(崔澤坤)씨 조사에 수사 검사 전원을 투입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었다.

수사 검사들은 이날 밤 늦게 부장검사실에 모여 15일 崔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계획을 확정한 뒤 陳씨를 불러 崔씨와 대질 신문하는 등 辛전차관 조사에 대비한 보강조사에 매달렸다.

검사들은 그러나 "崔씨가 辛전차관에게 1억원을 전달한 사실을 시인했느냐"는 질문에는 "辛전차관을 조사하기도 전에 그 부분을 밝혀버리면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 辛전차관을 추궁하느냐"며 입을 닫았다.

○…수사팀은 13일에 이어 14일에도 崔씨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하는 바람에 조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崔씨는 검사들이 陳씨의 진술 내용과 증거를 들이대며 陳씨에게 돈을 받았던 점과 辛전차관에게 돈을 전달한 혐의를 추궁하면 지병인 고혈압을 내세우며 "머리가 아프다"고 주장해 조사가 수차례 중단되기도 했다.

수사 검사들은 "崔씨가 陳씨에게서 돈을 받았다는 혐의를 인정했다가도 정작 피의자 조서를 작성하려면 이를 부인하는 바람에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귀띔했다.

검찰은 崔씨가 陳씨에게서 돈을 받았다는 혐의를 부인하자 서울구치소에 있는 陳씨를 불러 서울지검 11층 특별조사실에서 대질신문을 벌였다.

○…검찰은 崔씨가 조사를 받고 있는 서울지검 청사 11층 특별조사실 부근에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하는 등 보안 유지에 상당히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수사팀 간부는 수사 진행 상황을 묻는 기자들에게 "오늘은 崔씨의 진술내용과 陳씨와의 대질신문 내용 등 수사상황이 외부로 유출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박영관(朴榮琯)특수1부장과 陳씨 사건 재수사 주임검사인 특수1부 홍만표(洪滿杓)부부장검사 등 수사 검사 전원이 자신의 휴대폰 전원을 꺼둔 상태였으며 검사실로 걸려오는 전화도 받지 않았다. 부장검사 방에서 수사 검사들이 참여하는 회의를 할 때는 밖에서 취재 중인 기자들을 의식한 듯 방문을 꼭 걸어잠근 채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었다.

김원배.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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