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최종결승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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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1국과 2국은 쌍방 반집승을 주고받는 명승부였으나 최종3국은 큰 승부에 명국 없다는 말 그대로 명암이 쉽게 갈렸다. 초반은 공격권을 쥔 창하오의 페이스여서 조9단은 상변에서 쫓기며 괴로움을 겪었으나 곧 창하오의 대실착이 튀어나와 공격군이 거꾸로 잡히는 이변이 일어나고 말았던 것.

○…이번 결승전은 바둑사에서 가장 극적인 승부로 기록되고 있는 1989년 잉창치(應昌期)배 결승전과 패턴이 비슷했다. 당시 기적 같은 1집승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던 조9단은 이번에도 패색이 짙었던 2국에서 반집 역전승으로 사지에서 벗어난 뒤 3국에서 페이스를 잃은 상대를 난타하며 쉽게 승리했다. 세월이 흘렀으나 절체절명의 위기를 견뎌내는 조9단의 승부근성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는 평가. 조9단은 "촛불은 꺼지기 직전에 더욱 빛난다"는 말로 우승소감을 대신했다.

○…지난 10여년간의 패배 속에서도 '타도 한국'을 꿈꾸어온 중국은 이번에 "창하오는 천시(天時)와 지리(地利), 인화(人和)를 모두 얻고 있어 우승의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며 대서특필하는 등 크게 고무된 분위기였으나 결국은 또 지자 몹시 허탈해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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