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총격전 카슈미르 무장단체 소행 추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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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인도 뉴델리의 의회 건물에 무장괴한들이 난입, 총격전 끝에 12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총리는 14일 "이번 테러는 국가에 대한 공격"이라며 "공격 주동자와 지원 세력에 정면 보복하겠다"고 선언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이번 공격의 용의자를 공식 거명하지 않고 있으나 고위 관리들은 카슈미르에서 인도와 투쟁 중인 분리주의 무장단체들을 지목하고 있다.

프라모드 마하잔 의정 장관은 이날 '스타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둔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며, 단정짓기는 이르지만 우리 모두는 테러가 이웃의 지원 아래 이뤄진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스타뉴스는 이날 인도 정보기관측을 인용해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둔 '히즈불 무자히딘'조직의 지원 아래 '라시카 이 토예바'조직이 테러를 실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라시카 조직원이 카슈미르의 파트너에게 공격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인도 정보기관이 감청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수일 전 파키스탄령 카슈미르로 탈출했다는 설이 돌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세력도 용의자로 인도 정부 일각에서 지목되고 있다.

빈 라덴은 과거 카슈미르 무장단체들의 투쟁을 '성전'으로 규정하고 적극 지원해왔으며, 자신과 탈레반을 무너뜨린 북부동맹을 적극 지원한 인도를 다음 테러목표로 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테러는 인도 정부 내 강경파의 입지를 강화시켜 카슈미르 분쟁을 격화시킬 우려가 크다.

조지 페르난데스 국방장관 등 강경파들은 테러 용의자인 카슈미르 분리주의세력들이 파키스탄의 지원 아래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지역을 공격기지로 활용해왔다며 이 지역을 침공해 격퇴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 유에스 월드 리포트는 "인도 강경파들이 빈 라덴 탈출설을 구실로 파키스탄령 카슈미르를 침공함으로써 미국의 대테러 전쟁이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카슈미르 분리독립 세력 중 최대 조직인 '올 파티 허리아트 콘퍼런스(APHC)'는 테러 발생 직후 즉각 이를 비난하며 무관함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인도 정보기관은 조만간 인도 의회 건물에 추가 테러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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