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홍씨 금품수수 혐의 구속 파장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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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성홍(丁聖弘)전 국정원 경제과장이 진승현(陳承鉉)씨에게서 직접 금품을 받은 혐의가 검찰 수사에서 드러남에 따라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陳씨의 직접 로비가 밝혀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陳씨는 지난해 검찰에서 정.관계를 상대로 자신이 직접 구명로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검찰도 陳씨의 정.관계 로비는 의혹에 불과할 뿐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검찰 수사는 전 MCI코리아 회장 김재환(金在桓)씨가 陳씨로부터 변호사 비용과 구명로비용으로 받은 12억5천만원 가운데 대부분을 변호사 선임료 등으로 사용하고 4억여원을 횡령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陳씨가 직접 당시 국정원 경제과장이던 丁씨에게 1억원을 준 것으로 드러나 陳씨측이 구명로비를 위해 사용한 자금과 로비대상이 지난해 수사 결과보다 훨씬 방대한 규모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丁전과장의 직속 상관이었던 당시 국정원 2차장 김은성(金銀星)씨가 검찰이 陳씨에 대한 내사를 벌이던 지난해 9월 대검을 방문했던 것은 陳씨의 직접 부탁 때문일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陳씨가 丁전과장에게 돈을 주고 금감원에 대한 로비나 압력을 부탁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陳씨가 金전2차장에게 검찰에 대한 로비를 부탁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 陳씨가 지난해 운용한 자금 규모가 2천억원대를 넘었던 점으로 미뤄 陳씨가 丁전과장으로부터 소개받은 정치권 인사들에게도 금품을 동원해 직접 구명로비를 했다는 의혹 역시 사실로 드러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이와 관련, 陳씨는 지난해 총선 때 丁전과장과 함께 민주당 김홍일(金弘一)의원에게 선거자금을 전달하기 위해 목포를 직접 방문했던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검찰수사에서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陳씨 본인의 구명로비 내역이 밝혀지면 불똥이 정치권으로 번지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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