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잇몸에서 피가 난다구요? 원인 알고보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헬스코치

김석진 교수

피곤할 때나 칫솔질 후, 가끔 잇몸에서 피가 나는 경우가 있었는가? 그런 경우가 있었다면 이 칼럼을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잇몸에서 피가 나는 이유는 잇몸이 약한 것과는 관계가 없다.

사람마다 키와 몸무게가 다른 것처럼 잇몸의 두께나 튼튼한 정도도 사람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하지만 심각한 전신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한 잇몸 자체의 결함으로 피가 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잇몸에서 피가 난다는 것은 잇몸에 염증이 있다는 증거이다. 잇몸의 염증을 야기시키는 가장 흔한 이유는 박테리아에 의한 감염이다. 그렇다면 박테리아는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구강을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하루에 최소한 1번 이상 칫솔질을 한다. 하지만 알고보면 우리의 입안은 그다지 깨끗하지(?) 못한 곳이다. 우리 입안에는 600가지 종류가 넘는 균들이 살고 있고, 침 1ml에는 1억마리나 되는 균들이 살고 있다. 특히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곳에 많은 세균이 번식을 한다.

칫솔질은 치아에 붙어서 증식하려는 균들과 인간과의 끊임없는 경쟁이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칫솔질을 해도 치아를 100% 완전히 깨끗히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행이도 우리의 면역기능은 어느 정도 균의 공격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칫솔질을 제대로 하지않을 경우 치아에 부착한 유해균들의 수가 증가하게 되고 이들의 수가 면역기능을 컨트롤을 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게 되면 염증반응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한편 같은 균수가 존재하더라도 내 몸의 상태에 따라 그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내 몸이 건강할 때는 어느 정도 유해균의 공격도 이겨낼 수 있으나 면역기능이 저하되어 있을 경우에는 적은 유해균으로도 염증반응이 나타날 수 있게 된다. 평상시에는 괜찮다가도 몸이 피곤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나는 경우가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구강이 청결한데도 잇몸에서 피가 저절로 나온다면 백혈병이나 에이즈와 같은 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심각한 예외 상황이 아닌 대부분의 경우는 잇몸에서 피가 나는 것은 잇몸이 약하거나 전신질환 때문이 아니고 박테리아에 의한 잇몸염증이 원인이다. 잇몸은 한번 손상되면 원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인 구강검진과 예방이 건강한 잇몸과 미소를 지키는 비결이다.

김석진 교수

미국 인디애나대학 교수로 인류와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다. 최근 자연과 사람을 생각하는 기업 ㈜나무·물·산(www.vsl3.co.kr)의 대표를 맡아 바른 식생활과 유익한 균 섭취의 중요성을 알리는 칼럼 게재와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김석진 교수의 ‘Hot Issue & Cool Answer’ 더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