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이달 하순 발표할 천안함 침몰 관련 대국민 담화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책임 문제를 직접 거론할 가능성이 크다고 정부 고위 관계자가 17일 밝혔다.
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20일께로 예정된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 발표 이후로 잡혀 있다.
고위 관계자는 “담화의 최종 문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담화 내용에 대한 청와대의 1차 논의 결과 이 대통령이 천안함과 관련한 김 위원장의 책임 문제를 거론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직접 호칭하거나 또는 ‘북한의 최고 책임자’라는 우회적인 표현으로 ‘천안함 침몰의 최종적인 책임이 김 위원장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합조단이 침몰 원인 조사 결과 발표문에 ‘어뢰에 의한 침몰이 확실하다. 북한의 행동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취지의 내용을 적시한 이후 이 대통령이 직접 김 위원장에게 책임을 묻는 수순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18일 청와대에서 통일·외교·안보 분야 장관들과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안보정책조정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에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합조단의 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회의 참석자들이 조사 결과 발표문 초안을 회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남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