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 적자운영 불보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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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해 여름 밀양 얼음골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논의가 있었다. 환경단체들의 반발 때문에 잠잠해졌는데, 그 후 소리없이 케이블카 도입이 추진돼 왔다고 한다. 행정기관이 추진하는 개발사업은 반발이 있어도 대부분 성사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시민단체나 주민들이 반대하면 시기가 다소 늦춰질 뿐이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는 송전 철탑이나 통신용 송신 철탑 등의 설치 허가에는 인색하다. 자연 훼손과 주민 반대 등을 이유로 든다. 그러면서도 케이블카 설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속보이는 일이다.

한번 훼손된 자연은 영원히 복구가 불가능하다. 자연은 지방자치단체나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것이 아니라 후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재산이다. 지자체는 전국 20여곳의 케이블카 중 설악산 1곳을 빼고는 모두 적자운영이라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 한다.

밀양 얼음골은 인위적으로 개발하지 않고 그대로 둬도 국민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곳이다. 이 기회에 각 지자체는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 재정수입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

박노욱.부산시 금정구 남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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