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 지방 상권] 하. 외국에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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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도심 상권의 붕괴는 우리나라만 겪는 현상은 아니다. 대부분의 선진국도 중소 자영 유통점들을 보호하면서 대형 유통업자들과 중소 유통업자들 사이에 상업 영역을 조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렇다고 도심 상권의 공동화를 아주 막지는 못했다. 나라마다 민관이 함께하는 도심 상권의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통 전문가들은 국내 도심 상권 활성화 대책으로 일본의 TMO(Town Management Organization)와 영국의 TCM(Town Centre Management) 방식을 벤치마킹할 만하다고 제안한다. 이 방식은 민관이 협동하는 방법밖에 도심 상권을 살릴 길이 없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중앙정부에서 아래로(일본) 내려가는 방식과 민간에서 정부로(영국) 올라가는 방식으로, 서로 해법은 다르지만 도심 상권을 살려보자는 목표는 같다.

?TMO=일본은 유통시장 개방 뒤 중소 유통업을 보호하는 '대점법'을 1998년 폐지했다. 이때부터 '중심 시가지 활성화법'을 통해 점포 하나하나를 살리는 게 아니라 지역 유통환경의 개선을 지원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도심 상권의 재편을 주도할 TMO를 설립하고 도심 재활성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주체적으로 자기 지역에 맞는 사업을 추진하도록 하고 재정 지원을 한다. 지자체는 지역에 맞는 기본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인 사업은 TMO가 한다. TMO는 자기 지역의 문화와 전통을 고려해 가장 적절한 도심 활성화 방안을 세운다.

◆ TCM=80년대 정부의 대형점 출점 규제 완화 이후 영국의 중심 시가지는 공동화됐고 중소 유통업들이 급속히 몰락했다. 이에 따라 중소 유통업자들이 공동으로 대형 쇼핑센터의 장점을 갖춘 TCM을 지역 곳곳에 설립했다. 지자체와 상인들이 TCM의 운영위원회에 참여한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각종 프로모션과 마케팅 활동을 펴고 있다.

TCM의 재원은 EU와 공공부문의 보조금, 민간부문의 지원으로 마련하고 있다. 또 지역상권의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타운 매니저라는 전문가를 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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