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前 MCI코리아 회장, 김방림의원 만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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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서울지검 특수1부는 19일 진승현(陳承鉉)씨의 로비스트였던 김재환(金在桓)전 MCI코리아 회장이 지난해 10월 민주당 김방림(金芳林)의원을 국회 내 의원회관에서 만났다는 단서를 포착하고 金의원이 실제로 돈까지 받았는지 여부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당시 金의원을 한차례 방문했다는 金씨의 지난해 진술과는 달리 모두 세차례 방문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보존기간이 지나 기록이 지워진 의원회관 방문자 기록용 컴퓨터 파일도 확보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金씨는 지난해 검찰에서 "지난해 金의원을 한차례 방문해 현금 5천만원을 주었다"고 진술했다. 또 그동안 "金씨를 만난 적도 없고 돈을 받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던 金의원측은 이날 "金씨를 만난 기억이 없다"고 일부 해명을 바꾸었다.

이에 따라 검찰은 현재 잠적 중인 金씨의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金의원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金씨 가족들을 통해 자진출두를 종용하는 한편 소재 파악에도 나섰다.

한편 검찰은 한국은행 고위간부 출신으로 지난해 모 시중은행 임원이었던 許모(59)씨가 지난해 陳씨로부터 2억원을 받았다가 陳씨가 구속되기 직전 金씨를 통해 1억5천만원을 돌려준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陳씨가 許씨에게 돈을 빌려준 시기가 금감원이 陳씨에 대한 조사를 할 때였던 점을 중시, 許씨가 금감원측에 로비를 했는지 여부를 조사키로 했다.

그러나 陳씨는 "아버지 친구인 許씨에게 빌려준 돈"이라고, 許씨는 "2억원을 빌렸다가 지난해 1억5천만원을 갚고 나머지는 최근에 갚았다"고 19일 각각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陳씨가 許씨에게 7억원을 빌려주었다는 진술을 받아냈으나 로비 여부에 대한 수사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金씨는 지난해 검찰에서 "許씨로부터 받은 10만원 짜리 자기앞 수표 1억5천만원 가운데 4천만원을 당시 국정원 경제과장 정성홍씨에게 빌려줬다"고 진술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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