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적 감춘 김재환 '사연' 있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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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현준(鄭炫埈).진승현(陳承鉉)씨 금융비리 사건과 관련한 정.관계 로비 의혹의 핵심인물인 김재환(56)전 MCI코리아 회장이 최근 국정원 직원들과 심한 갈등을 겪었다는 언론 보도 후 잠적해 그 이유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金씨는 과거 중앙정보부 시절부터 김은성(金銀星)전 국정원 2차장과 함께 근무하며 친분을 유지했으며, 陳씨로부터 12억5천만원의 로비자금을 받아 집행했다. 또 金씨는 鄭.陳씨가 금감원 등의 집중적인 조사를 받던 지난 7월을 전후해 두 사람의 회사에 영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金씨는 두 사건의 정.관계 로비 의혹의 상당부분과 관련돼 있고, 특히 국정원 관계자들의 개입 의혹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이다.

특히 金씨가 陳씨로부터 받은 로비자금 중 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석방된 직후인 지난 2월 金전차장 등 국정원 직원들과 갈등이 있었다는 사실이 전해져 그 배경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金씨가 검찰에서 정성홍 전 국정원 경제과장에게 금품을 준 사실을 진술한 것 때문에 충돌을 빚었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지만, 일각에서는 국정원 관계자들과 더 복잡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하고 있다.

金씨가 잠적한 것도 陳씨 사건과 관련된 국정원 관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

자칫하면 감당하지 못할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陳씨 사건 정.관계 로비의혹 재수사의 성과, 특히 국정원 관계자들의 조직적 개입 의혹을 얼마나 밝혀 내느냐는 상당부분 金씨가 입을 얼마나 여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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