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선 넘은 증시…외국인들 다시 '사자' 행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외국인의 강력한 매수세에 힘입어 14일 종합주가지수가 600선 고지를 회복했다. 이날 증시는 '국가신용등급 상향'이란 호재 덕에 장초반부터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미국 항공기 추락 참사에 따른 불안감이 가신데다, 테러 보복 전쟁의 조기 매듭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투자심리에 불을 지폈다.

이날은 외국인이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계기로 본격적인 차익 실현에 나설 것이란 일반적인 전망과는 달리 1천5백억원어치를 순매수, 상승장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도 연32일째 순매수 행진을 펼치며 반등을 주도했다.

그러나 기관은 투신권을 중심으로 1천4백억원의 대량 매도공세를 펼쳤다.

외국인과 기관의 치열한 매매공방이 벌어진 까닭에 손바뀜이 부쩍 늘었다. 거래량이 증시사상 세번째로 큰 규모인 9억4천만주를 기록했고 거래대금도 근 6개월 만에 3조원대에 들어섰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대부분 올랐다. 개인들이 적극 매입에 나선 증권.건설 등 대중주도 급등했다.

◇ 객장의 분위기=개인투자자들은 "의외의 상승"이라며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또 최근 주가가 오를때 차익실현에 나선 투자자들은 "좀 더 기다렸어야 하는 건데 …"하며 후회했다. 투자자 李모씨(41)는 "외국인들만 덕보는 잔치"라며 허탈해 했다.

D증권사 서울 대치지점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일부 종목에 투자했다가 크게 물렸던 몇몇 손님은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자 손절매(손해를 보고 파는 것)를 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부분의 증권사 지점은 평상시 보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구좌를 새로 개설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고, 추이를 좀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 600선 회복이후 장세는=삼성증권 전상필 수석연구원은 "600선 이후의 장세는 기관이 좌우할 것"이라며 "지금까지와는 반대로 외국인 매도.기관 매수의 치열한 매매공방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대세상승을 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약화된다 하더라도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주장도 만만치 않다. 굿모닝증권 이근모 전무는 "현 장세는 내년 초 경기회복을 예상한 선취매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이미 대세상승기에 들어섰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한편 수익회복 기간은 좀더 길게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용석.김동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