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대전 잇단 특종 알 자지라 방송국 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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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걸프전이 CNN을 낳았다면 '테러와의 전쟁'은 알 자지라를 낳았다."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열리고 있는 카타르 수도 도하에 본사를 둔 아랍어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에 세계 언론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알 자지라는 서방 언론의 접근이 차단된 아프가니스탄에서 잇따른 특종보도로 성가를 드높였다.

각료회의 회의장인 도하의 셰라턴 호텔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인 알 자미나가(街)에 위치한 알 자지라 방송은 겉보기엔 무선기지국이나 송신소처럼 볼품없어 보인다. 조그마한 건물 한동과 높게 솟은 위성 중계탑만 있을 뿐이다.

방송사 관계자는 "각료회의 기간 중 방문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빗발쳐 공식 방문을 일절 허용치 않기로 했다"면서 "지금까지 5백~6백건의 방문신청이 쇄도한 상태"라고 말했다.이 방송사에는 서구 언론사에서 경력을 쌓은 기자와 기술진 60여명이 24시간 교대로 근무 중이며, 아랍과 유럽 등지에 40여명의 특파원을 두고 있다.

알 자지라는 오사마 빈 라덴과의 독점 인터뷰를 성사시켜 서방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알 자지라는 미군의 폭격으로 카불지국이 파괴된 데다 탈레반 거점인 칸다하르 주재 특파원까지 철수하기도 했으나 북부동맹의 카불 함락 이후 지국을 다시 세우기로 했다.

아랍권 최초로 검열을 받지 않는 독립언론으로 평가받고 있는 알 자지라는 "어떤 의견이 있다면 그 의견의 모든 면을 보여준다"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다.

도하(카타르)=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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