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전단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9면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가는 거리를 걷다 보면 곳곳에 음식점·헬스장 개업을 알리거나 대출을 받으라고 권유하는 선전물을 나눠 주는 사람이 있다. 이런 선전물에 해당하는 말로 아래와 같이 ‘전단지’를 쓰는 예가 많다.

“우리는 안주와 생맥주 무료 쿠폰이 인쇄된 전단지 3만 장을 지하철역 근처에서 배포했다.”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는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유관순 열사의 전기문을 빼도록 한 교과부의 결정을 비난하는 전단지를 제작해 각계에 배포하기로 했다.” “17세기 영국에선 현재의 명함 크기로 점포명·위치 등을 소개한 광고 전단지를 인쇄해 손님들에게 뿌렸다.”

‘전단지’는 ‘전단(傳單)’으로 쓰는 게 바르다. ‘전단’은 선전이나 광고 또는 선동하는 글이 담긴 종이쪽을 뜻한다. 이 ‘단(單)’은 ‘단자(單子)’를 의미하는데 부조나 선물 따위의 내용을 적은 종이를 가리킨다. 즉 ‘단’이 종이쪽이란 뜻이니 다시 ‘종이 지(紙)’를 덧붙일 까닭이 없다.

‘전단’의 말뜻을 정확히 알지 못하니 자꾸 ‘전단지’로 쓰게 된다. ‘전단’만으론 뭔가 부족하고 ‘지’가 붙어야 의미가 팍 들어오는 모양이다. ‘전단’이 어려운 말이라고 생각되면 ‘광고지’나 ‘선전지’를 사용하는 게 좋다.

최성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