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가 텃새 되는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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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우리나라에 오는 철새는 겨울 철새 1백12종, 여름 철새 64종 등 모두 2백76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아예 우리나라에 자리잡고 사는 텃새가 된 것도 있다. 원래는 겨울 철새인 청둥오리와 비오리, 여름 철새였던 왜가리와 백로 중 일부가 이동을 않고 우리나라에 머물러 사는 것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의 기온 상승과 환경 오염을 주된 이유로 꼽는다.

여름 철새의 경우는 지구 온난화로 겨울이 따뜻해져 남쪽 나라로 이동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여름 철새가 겨울에 도시의 강에서 지내는 것이 많이 발견되는 데, 이는 따뜻한 생활 하수가 흘러 겨울에도 새들이 살 만큼 따뜻하기 때문이다.

반면 겨울 철새 중 텃새가 된 것은 환경 오염의 피해를 입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하천 오염으로 물고기 등이 사라져 새들이 충분히 먹이를 먹지 못하거나 중금속이 든 먹이를 먹고 몸이 허약해지면 철새는 본능적으로 이동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황보연 박사는 "지금까지 텃새로 변한 것들은 모두 물가에서 사는 것으로, 철새 중 산새들이 텃새가 된 경우는 발견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하천이 환경오염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오염이 텃새를 만든다는 하나의 증거라는 분석이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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