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취재비도 달라” 한술 더 뜬 북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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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관계자는 11일 “북한이 한반도 중계권을 가진 SBS 측과 협의 과정에서 경기 중계 화면 무상 지원뿐 아니라 다른 요구사항까지 언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BS의 중계권은 스타디움의 북한 측 방송부스 설치 권리 등까지 포함한다”며 “북한이 현장 취재와 영상 편집에 쓰일 장비·비용 조달이 어렵자 남측에 관련 비용을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44년 만에 본선에 진출한 북한은 월드컵 분위기를 띄우려 상당수 취재진을 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화면만 제공받아 평양에서 해설을 진행하는 방식을 쓰되 선수단과 경기장 표정은 북한 기자들이 현장 취재해 북한에 보내는 방식이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 정부 때 방북 공연의 경우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관람료를 받기는커녕 100만 달러 안팎의 대가를 북한에 건네는 기형적인 상황이 벌어졌다”며 “북한이 아직 우리를 ‘봉’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BS 관계자는 “중계 화면을 제공하는 입장에서 북측에 현금을 지불할 이유가 없으며 북한이 요청해 온 적도 없다”며 “중계권을 공짜로 제공하지 않는다는 건 SBS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남북 관계 상황 등을 참고하면서 5월 말이나 6월 초까지는 결론을 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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