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태극마크 떼고 일장기 바꿔달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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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내년에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일본 대표로 참가하고 싶습니다."

재일동포 4세 유도선수로 1998년부터 부산시청 소속으로 뛰면서 한국 국가대표까지 지내다 지난달 일본으로 귀화한 추성훈(26). 왜 귀화했는지 궁금해 추선수와 7일 전화 인터뷰를 했다.

추선수의 일본 이름은 '아키야마(秋山)성훈'이다. 오사카의 집에 머물고 있는 추선수는 이달말 열리는 부산아시안게임 선발전 82㎏급에 출전하기 위해 모교인 긴키대에서 훈련 중이다. 그는 곧 오사카의 실업팀인 헤세 간사이에 입단할 예정이다.

추선수는 "3년 전 한국에 갈 때는 귀화할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지난해 여름부터 귀화를 고려하기 시작했다"며 "올 봄 귀화를 신청해 최근 승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 살 생각을 한 데다 앞으로 계속 유도를 하기 위해선 귀화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도 유망주로 각광받았던 추선수는 한국으로 가기 전 일본 유도계로부터 여러차례 귀화 유혹을 받은 적이 있다.

추선수는 한국에서 활동할 당시 "특정대학 출신 심판들이 편파적으로 경기를 운영해 경기에서 이겨도 판정에선 진다. 아무리 열심히 운동해도 한국에선 미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차별론을 여러차례 제기한 적이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이미 지난 일"이라며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일본 유도계에서도 서로 봐주는 일은 있지만 문제가 될 정도로 심하지 않다"는 말로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추선수는 "그동안 힘내라고 응원하고 격려해준 많은 한국분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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