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피플] 니카라과 새대통령 볼라뇨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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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4일 실시된 니카라과 대선에서 다니엘 오르테가 전 대통령을 누르고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엔리케 볼라뇨스(73.사진) 집권자유헌법당(LCP)후보는 기업인 출신으로 친미노선의 시장경제론자다.

1928년 5월 니카라과 남동부 마사야의 부유한 지주 집안에서 태어나 미국 미주리주의 세인트루이스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다. 이런 배경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원만해 이번 선거과정에서 미국측의 암묵적 지지를 받았다.

11년 만에 재집권을 노린 산디니스타민족해방전선(FSLN)의 오르테가 후보는 미국의 견제와 과격 이미지라는 벽을 넘지 못해 90,96년에 이어 세번째 고배를 들게 됐다.

볼라뇨스는 탄탄한 재력을 바탕으로 미국이 창출한 소모사 독재정권(1936~79년)시절 면화농장과 면직물을 생산하는 기업체를 운영했다. 한때 니카라과 전국 제조업자 협회장을 지냈을 정도로 경제분야에서 수완을 발휘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제를 아는 대통령'이란 이미지를 부각해 국민의 70%인 빈곤층의 표를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볼라뇨스는 79년 오르테가가 주도한 사회주의 혁명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1천2백㏊의 토지와 농장을 몰수당하고 그의 기업은 국유화됐다. 감옥까지 갔던 그는 이후 반 오르테가 세력의 구심점이 됐다. 내년 1월 임기 5년의 대통령에 취임하는 볼라뇨스는 경제회복과 부패 척결에 주력할 방침이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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