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세수 5조 부족할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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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가 내년에 걷힐 세금을 너무 많이 잡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전망한 것보다 어림잡아 5조원은 차이가 나리란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내년 예산안을 짰기 때문에 세금이 제대로 안 걷히면 나라살림을 꾸리기 위해 빚(국채 발행)을 내야 한다. 이를 막으려면 지금이라도 예산안을 손질해야 한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박봉수(朴峰秀) 수석 전문위원은 5일 "내년 수입규모와 금리 등을 너무 높게 잡고 세수(稅收)를 추계했다"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의 토대인 올해 성장률도 세수를 추계할 때보다 훨씬 나빠진 점을 감안하면 내년 재정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9월 25일 내년 세금이 올해(전망치)보다 7조2천억원 많은 1백4조원이 걷힐 것으로 보았다. 이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4~5%, 내년에도 5% 정도 성장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내년 수입규모를 1천7백60억달러, 금리는 연 8%로 가정했다.

그러나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성장률이 올해 2%대, 내년에는 3%대에 머물고 수입은 1천4백69억달러로 전망했다. 이를 토대로 몇몇 주요 세목만 따져도 정부 전망보다 8조원의 세금이 덜 걷힐 것으로 분석됐다.

이중 ▶원자재를 수입했다가 다시 수출하면서 수입부가세를 돌려주는 부분▶기업과 개인의 예금증가에 따라 더 걷히는 이자소득세▶경제규모가 커짐에 따른 소득.법인세 증가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 줄어들 세수는 5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열린 국회 재경위에서 자민련 이완구(李完九)의원도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짜면서 기준으로 삼은 경상성장률은 현 경제상황과 동떨어진 만큼 예산안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송상훈.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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