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니가~’는 ‘네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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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영화 ‘아바타’ 자막은 ‘~할 꺼야’(→~할 거야), ‘안되요’(→안 돼요), ‘~거에요’(→~거예요) 등 잘못된 표기(지난 회에 다룸) 외에도 지나치게 구어체적인 표현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표적인 것이 ‘니가~’다. 말할 때는 ‘니가~’로 하지만 적을 때는 ‘네가~’로 표기해야 한다. ‘니’는 방언일 뿐 아니라 말할 때나 쓰이는 구어체적 표현으로 글에서 나와서는 안 된다.

“가장 위험한 곳에 온 니 생각은 뭐지”에서 시작된 ‘니’ 표현은 “니 탓이야. 니 탓이라구” “니 이름은 뭐야” “지금 니가 선택해야 해” “니가 첫 번째로 간다” “니가 뭘 할 수 있는지 보여 봐” “나는 니가 필요해” 등 무수히 나온다.

‘니’도 모자라 “늬가 다 배웠을 때 너의 생사를 결정하겠다” “난 늬가 영어를 사용할 줄 아는 걸 알고 있었지” 등 ‘늬’라는 표현도 여러 번 나온다. 이 무슨 보도 듣도 못한 외계어인가. ‘늬가~’에 이르러서는 허탈감이 들 정도였다.

“일로 와. 제이크 뛰면 안 돼” “담요 가지고 일로 와” 등 지극히 구어체적 표현인 ‘일로 와’도 나온다. “이리로 와’를 말할 때는 빨리 발음하느라 “일로 와”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정확하게 “이리로 와”로 표기해야 한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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