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2돌 맞은 한국 국제기아 대책기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어려운 지구촌 이웃을 돕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지난 5일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회장 윤남중.이하 기아대책기구)는 구호금 5천달러와 물품 76만4천달러어치를 아프가니스탄 난민촌인 타지키스탄 두샨베로 보냈다. 이 구호물품은 그무렵 미국의 폭격이 예고되면서 아프간 난민문제가 관심사로 등장하자 기아대책기구가 곧바로 모집에 들어가 이날까지 모은 것이었다.

"11월이면 혹독한 추위와 폭설로 도로가 봉쇄되는 등 아프가니스탄의 고립이 예상되기 때문에 서둘러 난민을 지원해야 합니다."

기아대책기구는 이와 함께 내년봄 난민들이 농사를 지을수 있도록 농업개발사업을 벌이기로 하고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7년전 르완다 내전 때도 기아대책기구는 구호품.의료봉사단 지원과 함께 어린이개발사업을 펼쳐 굶주리는 어린이들을 구했다.

또 기아대책기구는 7천만원어치 상당의 분유를 모아 지난 26일 북한에 보냈다. 1994년 평양 제3병원에 의료장비를 제공하면서 시작한 대북지원사업의 일환이었다.

국내에서는 소년소녀가장 등 1천여명의 국내 결식아동들에게 매달 생활비를 지원하고 무의탁노인.영세복지시설 등을 돕고 있다.

구호단체인 기아대책기구가 지난 24일 창립 12주년을 맞았다.

89년 국내 최초로 해외 빈민국을 돕는 NGO로 출발한 이 단체는 빈민국의 지역개발사업과 굶주리는 어린이 돕기 활동을 벌이는 한편 전쟁.지진등 재난이 발생하면 긴급구호활동을 펼쳐왔다.

90년 에티오피아에서 첫 구호활동을 시작한 이후 12년 동안 케냐등 세계 35개국에 4천3백만달러를 지원했고 전문기술을 가진 기아봉사단을 파견, 지역개발사업을 벌여왔다. 또 캄보디아 등 세계 10개국의 굶주리는 4천여 어린이를 도와오고 있다.

기아봉사단은 보통 2~3년 이상 걸리는 장기 개발사업을 벌여 파견된 지역의 자립기반을 마련해주면서 가능하면 그들 스스로가 가난을 극복하도록 지원해왔다.

92년 첫 기아봉사단으로 우간다에 파견돼 쿠미시에 대학을 설립해 7백명의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 있는 유흥렬(46)씨를 비롯, 현재 1백60명의 기아봉사단원이 세계 50여개국에서 활동 중이다. 기아대책기구 정정섭(61) 부회장은 "지금도 지구상에는 하루에 5만명이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다"며 "기아대책기구는 구호활동과 함께 더 많은 젊은이들을 기아봉사단으로 파견해 굶주림이 없는 세계를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