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없는 학교화장실, 금연효과? 인권유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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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충남 논산시 건양고등학교(교장 金千中)가 지난달 중순 1억2천여만원을 들여 학생용 화장실 6개를 새로 지으면서 이 가운데 4개(남자 3개.여자 1개)에 대해 학생들의 금연 유도를 목적으로 문을 없앴다.

화장실 출입문은 물론 화장실마다 6칸씩 마련된 대변용 공간에도 문을 설치하지 않았다.

대신 용변 공간을 1평 정도로 종전보다 50% 이상 늘리고 전체 공간의 절반만 가림벽을 설치했다. 학교측은 이와 함께 화장실에 샤워 부스와 탈의실.정수기 등도 1개씩 설치했다.

이로 인해 이 학교 화장실에서는 담배연기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학교관계자는 "학생 흡연율이 종전 20~30%에서 10% 이하로 줄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변용 공간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학생들이 용변보는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 대각선쪽에선 안이 들여다 보이기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특히 남학생(2백25명)보다 여학생(1백90명) 들은 생리 등 신체변화가 있을 때는 화장실 이용하기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3학년 南모(18)양은 "화장실 문이 없어 사용할 때마다 불안하기 짝이 없다"며 "남의 눈치 안보고 생리현상을 해결할 수 있도록 화장실 문을 설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논산=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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