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유 수요 내년 초까진 감소 할 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세계 석유 수요가 내년 상반기까지 위축될 것으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전망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5일 보도했다.

테러참사 여파로 항공기용 기름 수요가 급감하는 데다 세계 경제의 부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IEA는 올해 4분기 석유 수요는 하루 평균 7천6백20만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IEA가 4분기에는 하루 평균 5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것과 비교하면 1백10만배럴이나 줄어든 것이다.

올 3분기 석유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하루 7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수요 감소세가 1년간 지속되는 경우는 1985년 이후 16년 만이다. IEA의 분석가인 클라우스 레하그는 이를 수요측면의 '쇼크'라고 표현했다. 그는 "앞으로 국제유가 동향은 이같은 수요측면이 부각되면 하락했다가 미국의 확전으로 공급측면이 강조되면 상승하는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유가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올들어 세차례에 걸쳐 하루 3백50만배럴의 감산을 결의했으나 실제 감산량은 이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IEA는 10개 OPEC 회원국(유엔의 수출통제를 받는 이라크 제외)들이 9월에 하루 2천4백47만배럴의 원유를 생산, 하루 목표 생산량보다 1백27만배럴을 더 생산했다고 밝혔다.

수요 감소가 두드러짐에 따라 산유국들 사이에는 감산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차킵 케릴 OPEC 의장은 "산유국들은 유가가 배럴당 25달러선에서 안정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효과적인 감산을 위해 비(非)OPEC 산유국들과의 공조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OPEC는 비OPEC 산유국들과 감산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19일 리스본에서 열려던 석유장관회담이 뚜렷한 이유 없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한편 OPEC의 감산 추진 소식으로 지난 12일 북해산 브렌트유(11월 인도분)는 전날보다 배럴당 42센트 오른 22.88달러를 기록했다.

정재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