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 피플] nhn 남궁훈 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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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지난해 7월 단신으로 인도네시아로 건너가 '네이버인도네시아'를 설립해 1년 만에 인도네시아 2위 포털업체로 키운 nhn(옛 네이버) 남궁 훈(사진)이사.

그의 별명은 '인터넷 장돌뱅이'다. 세상을 돌아다니며 회사를 세우는 게 그의 일이다 . 원숙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올해 29세의 총각인 남궁이사는 국내 벤처업계에서 알아주는 해외통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의 '에테르인도 와하나타마'사와 포털 업체를 합작 설립했다는 말을 듣고 한번 해보자며 자원했지요"

전에도 네이버와 합병한 인터넷 게임업체 '한게임'을 설립한 경험이 있어서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연고도 없는 인도네시아에 홀로 부임한 남궁이사는 사무실을 구하고 현지인을 채용,본격적인 '회사만들기'를 시작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명이 넘는 큰 시장. 하지만 정보통신 인프라가 취약하다보니 인터넷 이용자가 2백만명에 불과할 정도로 인터넷 비즈니스 환경은 나쁘다.

"그러나 가능성이 있는 시장인 만큼 선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4개월간 현지인 7명과 밤샘 작업을 하며 작업을 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가 개발한 마케팅 전략은 인터넷 미팅 서비스. 이슬람 문화권이어서 남녀간 만남이 자유롭지 못한 현지 사정을 고려해 사이버미팅 서비스로 눈길끌기에 나선 것. 이 서비스가 현지 젊은이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네이버인도네시아의 페이지뷰는 6개월여 만에 하루 30만건을 돌파했다. 초고속망을 깔아도 속도가 안나 대부분 전화선 모뎀 접속인 것을 감안하면 뛰어난 실적이다.

최근 후임자에게 네이버인도네시아 운영을 맡기고 귀국한 그는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할 예정이다. 이번엔 미국에 '한게임USA'를 설립,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2년 내에 한게임USA를 미국 최고의 인터넷 게임업체 중 하나로 키운 다음 유럽 진출을 모색할 겁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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