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은 지금 골프장 공사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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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경북 영천시 임고면 효리 운주산 승마장 인근.

이곳에는 요즘 호수가 새로 만들어지고 경사가 완만한 비탈면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 정상급 PGA 골프 선수 비제이 싱이 직접 설계한다는 27홀짜리 레이포드 컨트리클럽(CC) 공사 현장이다. 골프장은 공사가 50%쯤 진척돼 지난달 26일부터 창립 회원 모집에 들어갔다. ㈜레이포드 김병달 과장은 “창립 회원이 일주일 만에 80%가 채워졌다”고 말했다.

골프 대중화의 바람을 타고 경북지역에 골프장 건설이 경기 침체와 상관없이 활기를 띠고 있다. 2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역에서 현재 건설 중인 골프장은 회원제 7곳과 대중제 7곳 등 모두 14곳에 이른다.

경북에서 11곳으로 골프장이 가장 많은 경주시는 양남면에 이스트힐CC와 천북면에 블루모아골프장이 각각 건설되고 있다. 또 김천시에는 베네치아골프&리조트CC와 애플밸리골프클럽(GC)이 각각 공사 중이다. 자금난과 시공사 부도로 장기간 공사가 중단됐던 이들 골프장은 올 들어 공사가 재개됐다. 

현재 경북에는 국방부가 관리하는 골프장 3곳을 포함하면 모두 36곳이 운영되고 있어 내년쯤 지역 골프장은 50곳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금융권 대출이 까다로워지고 회원권 분양이 침체되면서 건설이 중단되거나 공정이 늦춰지고 운영난에 따른 매각도 잇따르고 있다. 2007년 성주군에 문을 연 헤븐랜드CC는 회원권 판매 부진으로 공사 대금을 갚지 못해 지난해 경영권이 롯데그룹으로 넘어갔다.

경북도 체육진흥과 이원호씨는 “대중화 바람을 타고 골프장이 많이 생기고 있지만 너무 많아지면 자칫 일본처럼 줄도산할 위험도 없지 않다”며 “올 연말 조세감면조치가 끝나면 앞으로 지역에도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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