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결국 군인이 놓고 간 2만5000원을 생활비에 보태 썼다. 김씨는 “35년 동안 쓰지 말아야 할 돈을 썼다는 미안함이 가슴에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26일 천안함 침몰로 해군 46명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들은 할머니는 35년 전 기억이 떠올랐다. 숨진 장병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 김 할머니는 가족 몰래 한 달간 파출부 일을 시작했다. 그는 일을 하면서 받은 월급 50만원을 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김 할머니는 “그때 군인이 두고 간 2만5000원은 지금 가치로 따지면 큰 액수였다”며 “그 군인에게 남아 있는 마음의 빚을 갚으려고 천안함 사건으로 숨진 장병들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금을 놓고 간) 육군이나 해군이나 모두 똑같은 군인이고 적은 액수지만 내 마음만은 35년 전 여관을 찾았던 군인에게 꼭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강기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