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탈레반 공습 전략 고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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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대(對)추위작전' 에 골몰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겨울은 11월부터 4월까지 계속된다.

가장 추운 1월 평지의 최저온도는 영하 8도~영상2도지만 수도 카불 북쪽지역의 산악지역엔 영하 40도까지 내려간다. 북부엔 폭설이, 남부엔 폭우가 쏟아진다. 특히 산악지역에는 헬기운항의 한계풍속인 초속 12~15m 이상의 강풍이 분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고려하는 작전은 두갈래다.

먼저 1단계 일반 공습이다.

우선 미국은 10월이 가기 전에 토마호크 등 정밀미사일과 전폭기로 테러 훈련캠프와 요새, 방공기지 등을 집중 공격해 오사마 빈 라덴의 전투력 기반을 철저히 파괴한다.

고지요새의 후방기지 역할을 하는 대부분 훈련캠프는 잘랄라바드(5개).카불(4개).코스트(5~6개)등에 있다. 본격 추위가 11월 닥치는 것을 고려하면 다음달 초 개전해도 작전시간은 한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걸프전 땐 작전시작서 종료까지 43일, 코소보전 때엔 78일이 걸렸다.

다음 단계는 고산지대 요새의 고사(枯死)작전이다. 고산지대 요새 격파는 미국이 이번 작전에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군 관계자는 지적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4천m 이상 고지이다. 눈이 집중적으로 쌓여 탈레반이 은신하기도 쉽고 그만큼 미군으로선 작전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고산지역 특수전은 강풍으로 헬기작전이 어렵다" 고 말했다.

고사작전은 1단계에서 후방 훈련캠프와의 연결이 차단된 고산지역 요새의 주위에 미군을 배치시켜 움직임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미군이 무인정찰기나 위성을 활용, 요새의 움직임을 파악해 작전을 펼치게 되면 결국 탈레반은 고립돼 백기를 들게 될 것이란 계산이다.

김민석 군사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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