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플러스' 이용호와 돈거래 창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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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삼애인더스 해외 전환사채(CB) 매입으로 1백54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비즈니스 플러스' 가 검찰의 수사 타깃이 됐다.

이 회사 감사로 등재된 김영준씨(본지 9월 21일자 27면)와 이용호 G&G 회장이 주가조작을 함께 주도한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다.

특히 엄청난 시세차익의 40%가 '컨설팅 비용' 등 모호한 명목으로 李씨에게 전달된 사실이 23일 새로이 확인됐다.

이 회사가 李씨와 그의 전주(錢主)이자 동업자인 金씨의 돈 거래 창구역할을 해왔음도 함께 밝혀졌다.

검찰은 이에 따라 李씨에게 들어간 거액 중 일부가 비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23일 "비즈니스 플러스는 李회장과 김영준씨의 거래 창구로 활용된 페이퍼 컴퍼니(실체가 없는 서류상 회사)로 드러나고 있다" 며 "이 회사를 거친 자금의 흐름이 이용호씨의 정.관계 로비 등 이번 사건의 성격을 밝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고 말했다.

◇ CB 수익금 주고받기=두 사람은 이 회사를 통해 각자의 수익금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가 거둔 CB 시세차익 중 수수료 등을 뺀 순익(1백36억원)은 사전 약정에 따라 김영준 60%(82억).이용호 40%(54억)씩 배분됐다.

반대로 李씨가 관리한 CB 3백만달러의 수익금 1백2억원 중 70억원은 비즈니스 플러스를 통해 김영준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특히 이 두번의 자금은 모두 '컨설팅 비용' 이란 명목으로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이 물밑에서 돈을 주고받는 통로로 비즈니스 플러스라는 유령회사를 이용해온 셈이다.

서류상 비즈니스 플러스는 지난해 9월 '유가증권 매매 관련 업무 등' 을 사업목적으로 해 김영준씨의 동생이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운영은 김영준씨가 해왔다는 것이 이용호씨가 회장으로 있는 G&G 자금관계자의 말이다.

◇ 비자금 창구 의혹=李씨는 삼애인더스 해외 CB 9백만달러어치를 발행하면서 G&G.비즈니스 플러스.산업은행 세 곳에 3백만달러씩 관리를 맡겼다.

이중 G&G와 비즈니스 플러스 관리 부분은 李씨와 金씨가 책임지고 팔며 수익을 남길 경우 나눠 갖기로 비밀 계약을 한 것.

때문에 '보물선 인양사업' 이라는 정보로 주가를 조작한 것도 두 사람이 주도했다는 게 검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이들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생긴 이익금 2백38억여원 중 G&G는 86억원을, 비즈니스 플러스는 1백52억원을 챙겼다.

그러면서 양쪽은 주고받은 수십억원을 컨설팅 비용이라고 서류상에 남겨두었다. 터무니 없이 큰 액수다.

검찰은 양쪽이 서류상 컨설팅 비용으로 주고받은 거액 중 일부가 정.관계 로비자금 등으로 지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G&G 관계자는 "비즈니스플러스는 李회장이 주가 작전을 함께 펼쳤던 전주 김영준씨에게 빌린 돈을 돌려주기 위한 창구였을 뿐"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성호준.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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