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간부, 이용호씨 관련 해명 오락가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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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이용호 G&G 회장과의 친분이 드러난 검찰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과의 관련설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정황상 수긍이 가는 대목도 없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말이 자꾸 바뀌는 등 오히려 의혹을 키우는 일도 빚어진다.

당시 서울지검장이던 임휘윤 부산고검장은 지난 7일 "향우회 등에서 李씨를 만나 한두번 술자리를 가졌다" 고 말했다.

그러나 사건관련 의혹이 증폭되자 "한두번 만난 건 사실이지만 술자리를 같이한 적은 없다. 개인적으로 만난 적도, 도와준 적도 없다" 고 번복했다.

지난 16일에는 "대검 강력부장 시절 李씨가 나를 팔고 다닌다는 말을 듣고 사람을 시켜 경고한 바 있다" 고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 "李씨의 변호사였던 김태정 전 검찰총장이 선처를 부탁해와 잘 검토해 보라고 일상적인 지시를 내린 적은 있다" 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金전총장은 "당시 李씨측에서 '검찰이 첨단 금융기법을 횡령으로 몰아가려 한다' 며 도움을 요청해와 任고검장에게 변호사로서 법률적 견해를 밝히기 위해 전화 한통 건 게 전부" 라고 말했다.

임양운(당시 서울지검 3차장)광주고검 차장검사는 지난 15일 "지난해 동향사람 모임에서 李씨와 함께 두어번 식사와 술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 고 말했다.

李씨를 만난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는 주장들이다.

지난해 5월 李씨를 긴급체포했다가 무혐의 처분을 내린 이덕선(당시 서울지검 특수2부장)군산지청장도 "수사결과 혐의점을 찾을 수 없어 무혐의 처리한 것" 이라며 상부의 지시로 李씨를 석방했다는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1999년 5월 李씨 사무실에 전화를 건 것으로 알려진 이귀남(당시 대검찰청 중수2과장)서울지검 형사1부장은 17일 한 일간지와의 통화에서 "친구 소개로 李씨를 한차례 만난 적은 있지만 워낙 소문이 나빠 발을 끊었다" 고 말했다.

그러나 18일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는 "당시 李씨가 나를 잘 알고 있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듣고 경고차원에서 전화했지만 李씨에게 전화가 오지 않아 직접 통화는 못했다" 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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